저는 이제 괜찮아요 +

​​저는 이제 괜찮아요

요즘은 매일이 우울로 가득 차지도 않고, 그럴 만한 일도 없어졌어요 깊은 생각에 잠기는 일도 드물어졌어요 그게 과연 좋은 결과일지는 모르겠지만.

가끔씩 버튼이 눌려 불안에 빠지는 일도 줄었고, 이유 없는 두려움과 걱정이 나서서 계속해서 구석으로 파고 들어가는 일도 더 이상 없어요 이제 가끔씩 다가오는 버거운 숨만 마주하지 않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어요

언젠가 저 스스로 그런 다짐을 했어요
스스로 깊게 우울로 파고들지 말고, 차라리 단순하게, 생각하려 들지 말자. 그냥 무뎌지자.

정말 제가 모든 감정들에 무뎌진 건가 봐요
잘 됐다고 할 수 있는 거겠죠?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해요
전 제가 모든 일에 무던하다고 생각해 왔는데 극도로 예민했던 걸 누그러뜨리고 있던 건가, 생각해요

깊게 생각하는 걸 멈추게 돼요
계속 생각하면 할수록 이 생각들이, 제 감정들이 저를 낭떠러지로 밀고 있는 것 같거든요

근데 있잖아요, 생각하는 걸 멈추면 제가 우울해졌을 때 왜 그렇게 됐는지 생각하는게 힘든 점이, 저를 또 지치게 하더라고요 그래도 전 보다는 나아요

사실 조금 힘든 것 같기도 해요

그래도 전 괜찮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