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잡생각 +

그리고 의식의 흐름.
190815 일기장 백업


나는 글 쓰는게 좋아. 잡생각을 모아모아 글로 써 놓으면 그 만큼의 생각들이 내게서 빠져나가거든. 힘들 때 특히 좋아.



생각은 나를 성장하게 하지만 나를 너무 괴롭게 해. 괴로움 없는 성장은 없다고 오늘도 느낀다. 마음이 힘든 것 보단 몸이 힘든 게 좋은 것 같아. 아무 것도 안 하고 누워있는게 우울증 환자들의 금지사항 1순위인 이유를 이제야 제대로 이해했어.

오늘은 여러모로 괜찮은 하루였어. 나를 좀 바꿔보려고 마음 먹었거든. 나를 틀에 가두는 건 참 해로운 거라고 느껴. ‘원래 그런 사람’ 은 없어. 사람마다의 성향은 있지만 별로 안좋은 거라면 힘들지라도 바꿀 수 있더라. 어쩌면 자신을 정의하고 틀에 가둠으로써 타인에게 자신을 정당화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 이건 아직 확실하게 정의내리지 못 한 생각이라 나중에 바뀔 수도 있겠다.

우울을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으려고. 사실 다른사람들이 내가 우울한 걸 알아줬음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우울을 전시하지 않아야겠다고 느꼈어. 그래서 여기에 글을 쓰려고 마음먹은거고. 나로 인해 타인이 우울에 잠식되지 않았으면 했거든. 안 좋은건 나에서 끝내는 게 맞아. 나만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난 내 사람들이 힘들어 할 때 가장 힘든 것 같더라.

어쨌든 요즘 느끼는건 그래. 나를 틀에 가두지 말자. 그냥 날 알아가려고 노력하자. 나를 폄하하지 말자. 나는 나를 너무 싫어행. 나를 싫어하는 내가 싫으면서도 난 계속 나를 싫어해. 끔찍한 딜레마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