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엿같은 하루 +

잠을 옅게 자고 일어났는데 별로 피곤하지 않았다. 대신 좀 졸려서 줌 수업때 캠 켜놓고 거의 잤지. 하하

수업을 듣고 아이디어 스케치를 막 하는데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냥 떠오르는 대로 뭔가를 그려내려가긴 했는데 이게 맞는걸까 생각했다. 근데 문득 정답이 어딨겠나,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어서 계속 그렸다.

창작 수업을 계속 하면서 느낀 내 단점이 있다. 괜찮은 아이디어 하나가 떠오르면 그 이상의 다른 아이디어를 떠올리지 못한다는 거. 그래서 쫌 슬펐다. 이상하더라도 일단 그려보고 판단하는 버릇을 들여야겠다. 요즘 계속 의식 중인데 너무 어렵다. 베이스가 없으니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아서 참고자료를 좀 보면 내 뇌는 그걸 고대로 모방하려 든다. 끔찍한 딜레마다. 많이 보고 많이 의식해야겠지.

대학생이 되면서 즐거운 것도 있는데 우선은 괴롭다. 원래 이렇게 학기 초에 과제가 많은 걸까... 우리 학교가 유난히 더 빡센 것 같긴 하다. 일단 수업 시간부터 좀 많이 살인적이야... 열강의하시는 교수님들은 이 마저도 넘겨서 끝내신다. 하하 살려주세요.

 

오늘은 조금 이래저래 서러운 일이 많았다.

천안에서 공주로 가야해서 택시를 타고 터미널에 갔다. 시외버스 터미널에 가야하는데 고속버스 터미널만 보였다. 서성이다가 고속버스 터미널 매표소 직원분한테 시외버스 터미널이 어디냐고 물었다. 옆이랬다. 그래서 옆으로 갔다. 막힌 길이었다. 멘붕이었다...

그래서 일단 나갔다. 나가서 옆으로 갔다. 가도 가도 내가 찾는 시외버스 터미널은 안 나왔다. 내가 타려던 차의 출발 시간까진 10분도 채 남지 않았었다. 그래서 일단 택시에 탔다. (바보같은 선택이었다...) 택시기사님께 시외버스 터미널이 어디냐 물어봤는데 바로 여기랜다. 근데 난 그게 정확히 어딘지 모르겠어서 '정확히 여기는 아니잖아요... 모르겠어요...' 라고 했다. 기사님은 한바퀴 돌아서 시외버스 터미널 앞에서 날 내려주셨다. 근데 난 시야가 좁아서 또 못 찾았다. 결국 횡설수설하다 차를 놓쳤다. 

진짜 멘붕이었다. 거지상태에서 택시비 두번 날리고 울먹울먹거리며 애들에게 연락했다. 얘들아 나 차 놓쳤어. 길도 잃었어. 친절한 친구들이 전화 해줘서 간신히 길 찾았다. 솔직히 전희정 전화 받았을 때 조금 눈물 날 것 같았는데 머리에 힘 열심히 줘서 참았다.

그렇게 돈도 버리고 시간도 버리고 알바 시간도 빠듯한 채로 다시 가은이네로 갔다. 사실 가은이네 갈 때도 살짝 길 잃었는데 진짜 서러웠다. 가은이한테 전화했는데 통화중이라서 더 서러웠음... 근데 이겨냈다. 정새연이죠.

6시 10분에 공주에 도착해서 집에서 옷 갈아입고 바로 세종으로 가려는데 또 퇴근시간에 걸려서 교통체증이 엄청났다. 진짜 죽고 싶었다. 결국 10분 늦음. 원장선생님한테 죄송해서 죽는 줄 알았다. 맨날 늦어 무슨... 하루 치 월급에서 까여도 할 말 없다.

학원 가자마자 시범 했다. 망하진 않았다. 느렸을 뿐...

좀 많이 피곤했던 하루였다.

종강 언제 할까. 하아...